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늙어가는 나라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0년에 고령화 사회(전 인구 중 노인인구가 7%)에 진입했고, 초고령 사회(전 인구 중 노인인구가 20%)로 진행되는 것이 불과 20여 년이다. 여기에서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정리해 보면 저출산과 고령사회의 고착은 경제성장의 엔진이 꺼져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중간적 평가는 경제성장과 고령화의 문제를 극복한 선진국들은 자본축적을 충분히 했지만, 우리는 곳곳에 둑이 무너져 내릴 가능성을 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저출산 문제와 고령사회 문제라는 두 열차가 양쪽에서 달려오는데, 우리는 뻔히 부딪힐 수밖에 없는 현실을 보면서 팔짱만 끼고 있다. 저출산 고령사회 문제는 사실 고차방정식으로도 풀기 어렵다. 이 문제에 접근하는 기본적인 자세부터 바꾸어야 한다.

지금의 한국사회복지체제는 일본에서 선험적으로 경험한 사회처럼 ‘청년 세대는 헹가래 세대, 미래 세대는 목말 세대’로 표현할 수 있다. 과거의 노인들은 운동 경기에서 이긴 많은 청년이 노인을 헹가래 치면서 부양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청년 1명이 노인 1명을 어깨에 목말 태워서 부양해야 하는 시대가 온다는 것이다.

오늘날의 젊은 청년세대는 소비위축, 결혼율 감소, 저출산 속에서 3포 세대, 7포 세대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 꿈을 잃어버린 청년, 꿈을 포기한 국민, 갈 곳을 잃은 노인을 양산해 낼 수 있다.

시간은 쉬지 않고 흘러간다. 지금 50대 이상의 고령인구가 젊었을 때는 ‘열심히만 하면 된다’는 구호 아래 희망과 가능성을 전제로 살아왔다. 그러나 오늘날 이 땅에 사는 젊은 세대들은 현재도 어렵지만 10년 후, 20년 후 한국에서 잘 살 수 있을지 궁금하다고 푸념을 한다.

이런 암울한 틈을 타서 정치인들이 물 만난 고기처럼 활개를 친다. 되지도 않을 복지정책, 재정적 뒷받침도 감당 못 하는 복지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그야말로 ‘복지 포퓰리즘’이 그것이다.

우리 국민은 진정한 행복을 꿈꾼다. 가족과 더불어 오순도순 사는 평범하고 소박한 꿈을 꾼다. 그러나 현실 세계는 가상 세계의 증강모형을 내놓고 자기 당에 표를 주고 자기에게 표를 달라는 식이다.

이솝우화에 나오는 얘기다.

쥐끼리 모여 대표를 뽑았다. 쥐의 권익과 행복을 대변할 후보를 뽑았는데 그게 바로 고양이였다. 한참 후 잘못을 깨달은 쥐들은 다시 대표를 뽑기로 했는데 이번에도 고양이를 뽑은 것이다. 사회복지정책을 잘해주겠다고 공약한 고양이들을 쥐들은 인식하지 못하고 나중에 땅을 친다.

우리는 한국의 사회복지 패러다임을 새롭게 구축해야 한다. 그동안 외국의 사회복지제도를 조금씩 따다가 붙여놓은 제도적 모순을 이제 새롭게 정리해야 한다. 한국적 현실을 고려한 우리 국민에게 꿈을 주는 복지제도를 재건축해야 한다. 낡은 복지주택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미래 세대에게 희망과 꿈을 주는 제도를 내놔야 한다.

사회복지를 향한 꿈은 과거에도 있었고 미래에도 지속해서 존재할 것이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한 방법론을 가지고 많은 사람이 논쟁을 해왔다. 제도를 만들고, 재원을 확보하고, 전문가를 훈련하며 전달 행정조직을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를 논의했다. 그러나 이 논쟁은 <시시포스의 우화>처럼 끝없는 실수와 재도전이 기다리고 있다.

우리나라의 복지패러다임도 바뀌어야 한다는 전제를 가지고 사회복지 정책의 흐름과 과제, 문제점을 적시하였다.

사실 사회복지정책이나 제도의 궁극적 목표는 인간의 행복이다. 이 행복의 개념을 자기가 속한 당의 이익이나 자신의 정치적 생명에 연계하여 주장하다 보니 결국 국민은 실험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에서 그동안 진행됐던 보편적복지, 선택적복지 논쟁도 그중의 하나다. 이제 먼 장래를 내다보고 긴 호흡의 복지를 구축할 때다. 당리당략, 포퓰리즘을 떠나 국민의 건전한 행복을 꿈꾸는 복지가 되어야 한다.

출처 : 시니어신문(http://www.seniorsinmun.com)